요우리코 교류회 2 (21.03.13) 후기

2021. 3. 22. 00:04

충격! 요우리코 진짜 사귐.

제1회 요우리코 교류회가 전설적으로 마무리된 후 일년만에 제2회 요우리코 교류회 공지가 뜨고 당연스럽게 참가신청을 했으나...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었던 역병의 파도를 맞고 행사들이 쓸려나가고 있을 때 교류회도 7월에서 다음 해 3월로 미뤄지고 말았습니다. 마감도 동시에 아주 뒤로 미뤄지고 말았는데 이걸 달력에 써놓고 약 한 달 전에 깨닫는 바람에 부랴부랴 아이디어 정리하고 마무리하고 마감은 성공~ 교류회 자체는 이후에도 보건위기사태가 해결되지 않아 온라인 모임으로 바뀌게 되었답니다.


참고로 이번 교류회의 게스트북 컨셉은 요우와 리코가 쓰는 교환일기였습니다. 네컷만화로 도저히 무엇을 그릴지 떠오르지 않아서 만화가 아닌 다른 소재를 이용하긴 했는데 이 글에는 따로 쓰지 않을게요 그래도 교환일기 소재를 잘 소화해낸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듭니다. (질문이 있나요? 디엠으로 받습니다.)

 

사실 온라인 행사는 오프라인 모임보다 더 좋은 점도 있고 더 걱정되는 점도 있었는데, 좋은 점이라 하면 이동시간이 절약되고 (서울에 가는 데에만 최소 두시간이 걸립니다) 자유롭게 쉬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대화 참여에 부담이 없고 디지털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하지만 걱정되는 점은 서버가 이 수많은 인원의 잡담을 버틸 수 있을지와 행사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점, 실물 게스트북에 싸인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있었습니다... 걱정했던 점은 실제 행사 진행하면서는 문제된 적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온라인이라서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오히려 온라인이기에 가능한 컨텐츠를 주최진이 열심히 준비해주셨기에 결과적으론 너무 즐겁고도 남는 특별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1부

리코팀 요우팀 프렐류드팀 우칫치팀 총 4팀으로 나뉘어 경쟁전을 펼쳤습니다. 성과가 실시간 반영되는 점수판도 있었구요. 뭐라고 할까요 방탈출? 탈출게임은 아니지만 형식은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으니 대충 이렇게 묘사하겠습니다. 방탈출 문제같은 편지를 받고 단서를 찾는 건 잘 하지만 헛다리를 크게 짚은 바람에 시간이 지연되고... 요우와 리코의 트위터 계정을 찾아선 질문을 던져 키워드를 얻어내야 하는데 이거 수동봇이라는 거 알아도 좀 부끄러웠다구요 요우한테 말을 걸어야 한다고?? 부끄러워서 단어만 툭툭 던졌어요 다른 팀이 단어 던지는 것도 보면서 키워드 주워먹어서 정답을 알아내 입력할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교류회1에 관련된 단어라서 이걸 아는 사람이 우리 팀에 있긴 있나??했는데 일단 제가 있더라구요... 그럼... 알아야지 뭐... 이 시점까진 요우랑 리코가 데이트도 막 하고 연애도 하고 단어 대답하는 것도 아주 맛있더라구요 준비한 대답이 40여개라고 했나요? 정답 입력 후 마지막 틀린그림찾기까지 클리어하고 나니 눈부신 결혼식이 우리를 맞이해주었습니다. 정말 빛과 같은 일러스트였어요. 요우리코에 진심이라는 것을 요우리코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노력과 사랑의 증거가 흘러넘쳤습니다.

 

이 형식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머리를 굴리고 뇌가 터지는) 플레이 방식이어서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걸 만들 거면 저도 불러주시지 그랬어요... 하지만 플레이어 쪽에 서는 것도 아주 좋아한답니다. 무엇보다 머리를 굴려서 얻은 보상이 요우리코 결혼식이라니! 이 게임에 참여한 모두가 이제 방탈출 문제를 풀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요우리코 결혼식을 연상하며 도파민 자극에 빠지게 될 것이라구요. 그리고선 충족되지 않은 요우리코 자극을 만족시키기 위해 스스로 요우리코 연성을 만들고 마는 중독의 순환이..! 저는 좋습니다.

 

인터루드

쉬는 시간 동안 밥도 먹고 1부 감상도 교환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을 30명 가까이 모아놓으니 그냥 같이 있기만 해도 신나더군요. 한데 모여 대화하기엔 규모가 너무 컸는지 자연적으로 대화방이 두 개로 나뉘어서 잡담을 나누다가 2부를 시작하면서 미니게임을 소개받았습니다. (이런 것까지 만들었단 말야?) 요우가 돌아다니며 마주오는 우칫치와 프렐류드를 피하고 리코에게 햄버거를 던져 먹이면 점수를 얻는 게임입니다. 아주 단순한 플레이지만 단순한만큼 집중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방심하거나 과욕을 부리면 하트를 잃고 게임 오버를 보게 됩니다. 리코에게 햄버거를 먹이는 건 좋은 일이지만 지루해해서도 안 되고 괜히 아크로바틱 실력을 과신해서도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417점과 919점을 제출하고 예술상을 받았답니다.

 

첫 제출 스코어도 예술적인 100점.

 

2부

최근에 받았던 우리집 요우리코의 짝을 찾아주세요! 이벤트의 결과가 여기에서 밝혀집니다. 사연을 소개해주고 즉석에서 집에 있는 짝을 찾아주면 장모님이 의견을 듣고 짝을 선정해주는 이벤트죠. 사실 저희 집에는 딱히 짝 없는 요우리코가 없었기 때문에 이벤트 참여를 안 했는데... 사연을 보고 나니 저도 뭐라도 던져볼걸 그랬어요 귀여운 거 많았는데.

 

사연은 배경음악을 깔아주며 읽어주셨는데 라디오같고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배경음악도 약간 계획에 없다가 갑작스럽게 넣은 느낌이었는데 어디서 또 찰떡같은 음악을 끼워주셔서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사연 자체도... 평범한 네소베리는 둘밖에 없었다구요. 나머지는 핸드크림? 종이요우? 빨래집게? 악력기? 야구셔츠? 그리고 갈고리(???) 닻(이건 어떻게??) 이들은 각자 짝을 찾을 수 있었을까요? 정답은 성사율 100%였습니다... 기록은 디스코드 방에 조금씩 남아 있고 이 글에 모든 걸 다 쓸 수도 없기에 키워드로만 요약하자면

  • 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은 리코
  • 워터나베
  • 전력 15분
  • 쪽찝꺅
  • 긁는 건 내게 맡겨 요우쨩

혼란스럽군요. 너무 많은 것을 생략했나요? 하지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두 듣더라도 믿을 수 없을 겁니다. 우리도 아직 믿기 어렵거든요. 세상엔 이렇게나 미친 요우리코 광인이 많구나... 그리고 우리도 그 중 하나구나... 자랑스럽게 여겨야겠습니다.

 

후기

시간은 오후 7시. 12시에 시작해서 일곱시간동안 대체 뭘 하고 보내야 하나 걱정했던 사람이 있나요? 정답은 "부족해서 아쉽다"였습니다. 약속했던 시간이 지났지만 Misty Frosty Love를 무한반복으로 틀어놓는 바람에 몇시간이고 미련을 버리지 못해 음성채널에 남아있던 사람들... 교류회 우치아게를 하지 못해 네트워크의 망령처럼 서성이던 사람들... 그렇지만 모든 것엔 끝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하죠. 우리는 교류회 게스트북을 받고 10번 정도 정독한 다음 또 교류회 디스코드에 모이게 될 것입니다. 이번주는 라이브 때문에 뇌가 복잡해서 음성채널에 들어가진 않았지만요. 다들 머리가 정리되고 나면 또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 서로의 후기도 읽어볼 시간이 있고 말이에요.

 

1회에 이어 2회까지 열어주신 주최님, 그 계획에 기꺼이 동참해 스케일을 키워주신 스탭님들, 별 고민도 없이 냉큼 참석을 결정해주신 참여자님들 모두가 모이니 이렇게나 즐거운 행사를 경험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여러분의 앞뒤없는 요우리코 사랑을 느낄 때엔 정말 이렇게나 무조건적인 사랑이 있을 수 있구나 하고... 더 정진해야겠다는 마음도 들고 이 사람들과 함께라 기쁘다는 마음이 들곤 합니다. (주최님이 게스트북 재질이랑 선물 보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과소비해버린 게 인상깊어요) 정말 힘들어서 3회는 열지 않겠다고 하셨지만... 행사는 또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힘든 일을 강요할 순 없지만 주최의 일을 분담할 스탭이 많아지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의향이 있습니다 세상엔 요우리코 사랑맨들이 더 교류하고 더 사랑을 말하고 더 즐겁게 떠드는 기회가 필요해요. 왜냐하면 요우리코는 사랑을 하고 있고 우리는 그 진실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닷가에도 벚꽃이 피기 시작한 춘분에.